최근 PC 하드웨어 시장이 심상치 않다. 10월 22일, 윈도우 7의 출시를 앞두고 대대적인 PC 업그레이드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CPU와 메인보드, 그래픽카드 등 핵심 부품 시장에 신제품들이 대거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것. 하지만 이러한 하드웨어 신제품들이 대거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용산을 중심으로 하는 온라인/오프라인 시장은 눈에 띌 정도로 큰 변화는 없는 상황이다. 일부 얼리어댑터나 마니아들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새로운 하드웨어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추석 연휴가 예년처럼 9월 초·중순이 아닌 10월 초로 늦춰지면서 PC에 대한 구매 수요가 전반적으로 크게 감소한 점도 시장에 큰 변화가 없게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그럼 9월 한 달간 잘나갔던 PC 하드웨어는 어떤 것이 있을까? 핵심 부품들을 중심으로 9월 한 달을 돌아보고 10월 한 달을 전망해 보도록 하겠다. ◇ CPU : 대세는 여전히 듀얼코어, 하지만 린필드의 등장이 변수 = 9월 상반기에는 여전히 인텔/AMD를 막론하고 여전히 듀얼코어 프로세서 제품군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9월 초 인텔은 ‘린필드’라는 이름의 ‘코어 i5/i7’ 프로세서 제품군을 출시, 오랜 시간 인기를 유지해 왔던 코어2 듀오/쿼드 프로세서의 세대교체에 나섰으며, 이에 질세라 AMD 역시 10만대 초반 가격의 쿼드코어 ‘애슬론2 X4 600시리즈’를 선보이며 반격에 나섰다. 그리고 9월 하순에 들어서서는 하이엔드 시장에서는 코어 i5/i7 프로세서가, 메인스트림급 시장에서는 애슬론2 X4 600시리즈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기 시작하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런 추세라면 추석 연휴가 끝나고, 본격적인 업그레이드 붐이 조성될 10월에는 현재 가장 높은 판매고를 보이고 있는 듀얼코어 제품군이 서서히 밀려나고, 가격이 더욱 떨어질 쿼드코어 제품들이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 메인보드 : 인텔은 세대교체, AMD는 당분간 현상유지 = 인텔의 경우, 프로세서가 세대교체를 하면 메인보드도 늘 세대교체를 하는 편이다.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인텔은 린필드 프로세서들을 위해 새로운 P55 칩셋을 공개했으며, 주요 메인보드 제조사들도 P55 메인보드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9월 역시 가장 잘 나간 제품들은 G31 칩셋 기반 보급형 제품들이었다. 하지만 CPU가 세대교체를 이루고, 기존의 코어2 기반 쿼드코어 제품들이 본격적인 업그레이드 수요에 맞춰 메인스트림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메인보드 역시 G31보다 한 단계 위의 성능을 갖추고, 보다 쿼드코어에 적합한 G41 제품군으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반면 AMD는 ‘보급형 쿼드코어’ 애슬론2 X4 600시리즈를 선보였지만, 인텔과 달리 하위 호환성을 유지하고 있다. 때문에 10월에는 현재 가장 잘 나가는 780G 기반 메인보드가 여전히 대세를 이루는 한편, 업그레이드 수요에 맞춰 785G 기반 제품들도 점차 세를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 그래픽카드 : 엔비디아 시장 수성, AMD HD 5000 시리즈의 반격 = 그래픽카드 시장은 엔비디아가 지포스 200시리즈의 대대적인 ‘공습’ 이후 잠시 주춤하고 있는 사이, AMD가 새로운 라데온 HD 5000 시리즈를 앞세워 또 한 번 왕좌의 자리를 노리고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벌써부터 하이엔드 시장에서는 또 한 번의 격변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9월 한 달 간 판매량 추이를 보면 중·저가 시장의 왕자는 여전히 엔비디아의 지포스 그래픽카드 제품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쟁사에 비해 훨씬 다양한 라인업을 갖춘 엔비디아의 예전 메인스트림급 제품들이 한 계단 내려와 중보급형 시장에 다시금 포진했기 때문이다. 다만 HD 5000시리즈의 등장으로 HD 4000시리즈 역시 한 계단 내려올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점유율 자체를 뒤집기는 힘들더라도 어느 정도 시장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 대세로 자리 잡은 320GB, 고용량 제품들도 선전 = 2.5형 시장에는 최대 640GB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는 등 이슈가 있었지만, 3.5형 시장에는 큰 이슈는 없는 가운데 적절한 용량과 성능을 겸비한 320GB 제품들이 완전히 베스트셀러 대열에 들어섰다. 가격 대 용량 비에서 160GB와 250GB 제품들이 더 이상 메리트가 없기 때문이다. 또 500GB 이상 고용량 제품들도 가격대가 점차 떨어지면서 찾는 이들이 늘고 있으며, 1TB 제품들도 판매 순위 10위 안에 들 정도로 꾸준히 판매량을 유지해 테라바이트(TB)급 용량이 어느 정도 대중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추석 연휴가 끝나는 10월에는 고용량 제품들의 성장이 더욱 기대가 된다. 브랜드별로 보면 올해 초 이런 저런 일로 주춤했던 씨게이트가 여전히 크게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그 자리를 차지하고 들어온 삼성과 WD는 계속 선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모니터 : 19~22형 현상 유지, 변화는 좀 더 두고 봐야 = 9월 역시 여전히 19형 제품과 22형 제품들이 고른 판매량을 보이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들어서 16:9 비율 신제품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지만, 거의 20~23형 크기에 포진되어 있어 아직까지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못하고 있다. 추석 연휴가 지나고 10월달에 접어들면서 상당한 PC 업그레이드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업그레이드 고려 대상에서 모니터의 순위가 다른 하드웨어에 비해 훨씬 낮은 만큼 눈에 띄는 시장 변화는 11월 이후에나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확실한 A/S망과 네임밸류를 가지고 있는 삼성과 LG등 대기업 제품들이 여전히 높은 판매량을 보이며 시장의 주류를 이끄는 가운데, 올해 초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도 살아남은 오리온정보통신, 알파스캔 등 견실한 중견 기업들의 제품들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발췌 : 베타뉴스 최용석 기자 2009.10.05 10:32:56]